조선대학교 법학과 창립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성료

‘한국, 미국, 일본 법학교육의 과거, 현재, 미래’ 주제 법학교육 정상화 방안 논의

2016-05-20(금) 18:38
조선대학교 법과대학 법학연구원(원장 김종구)은 법학과 창립 70주년을 맞이하여 법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국제학술대회를 5월 20일 오후 1시 30분 법과대학 모의법정에서 개최했다. (사)전국법과대학교수회(회장 서완석)와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는 ‘한국, 미국, 일본 법학교육의 과거, 현재, 미래-우리나라의 법학교육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현 한국 법학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미국과 일본의 법학교육의 역사와 함께 살펴보면서 법학교육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했다.

이날 ‘미국 법학교육에 관한 단상: 과거 현재 미래’(마크 포크오프 미국 노던 일리노이대학 로스쿨 부학장), ‘일본에 있어서 법과대학원 제도의 12년’(하코이 다카시 일본 와세다대학 교수) ‘한국식 로스쿨 제도에 대한 정의론적 고찰’(국민대 이호선 교수), ‘한국 로스쿨 입학제도의 문제점-공정성과 다양성을 중심으로’(숙명여대 홍성수 교수)가 각각 발표되었으며 문상일 인천대 교수, 강우예 한국해양대 교수, 이승환 대구대 교수, 강혁신 조선대 교수, 최창렬 동국대 교수, 양만식 단국대 교수, 장용근 홍익대 교수, 김명식 조선대 교수가 토론을 했다. 발표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미국 법학교육에 관한 단상: 과거 현재 미래(마크 포크오프 미국 노던 일리노이대학 로스쿨 부학장)=공립대학 법전원의 교수이자 교육행정가로서, 법전원 졸업생들이 마주한 법률시장의 광범위한 변화가 교육방법과 교육내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지켜봐왔다.

현재 법전원이 당면한 도전은 법률고용시장에 대한 하방 압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2008년 경제위기가 닥친 이래 공립대학 법전원 등록금마저 심한 비율로 상승하였고 등록금의 폭등은 법전원 학생들의 졸업시점 부채비율을 현격히 상승시켜 법전원 졸업에 소요되는 등록금과 총비용은 3년간 20만 달러에 이르고, 학부시절의 부채를 제외하고 법전원 졸업생에게 발생한 평균부체는 12만 달러에 이른다. 이에 따라 법전원 연간 지원자 수는 2010년 이후 50% 이상 하락하는 추세이며 졸업생들이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

법전원이 당면한 두 번째 위기는 법률시장 자체의 변화양상이라 할 수 있다. 법률관련 직업의 성격이 다양하게 변질되고 있고 로펌들이 졸업생들에게 전통적으로 행해온 직무교육이 전반적으로 사라지면서 법전원들은 법 원칙을 학습하는 현재의 법학교육을 지양하고, 법전원 학생들에게 실무기술을 습득시키는 방향으로 법학교육을 개혁하고 있다.

법학 교육의 개혁 방안을 제안하자면 첫째, 하나의 기준이 모든 법전원에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재고해야 하고 둘째, 학생들의 경험적 학습기회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학생들이 클리닉이나 익스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을 졸업요건으로 확대 의무화해야 한다. 로펌 고객들이 점점 전문가처럼 변해가고 있고, 신참변호사에게 연수할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다면, 법전원들은 학생들이 바로 실무에 투입되도록 교육해야 한다.

셋째, 소크라테스식 교습법, 도박식 기말시험제도와 성적평가, 그리고 이와 유사한 총괄적이고 일회적 학생평가제도 등을 지속적으로 감소시켜야 한다. 모든 법원칙 과목들에 있어 문제가 있는 교습방식은 더 이상 유지되어서는 안 되며 특히 총체적 일회적 평가방식에 의존하는 대신 학생들에게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과목들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넷째, 학생들이 문제해결사로서, 실제 세계에 진출하여 사회정의를 진작할 능력을 갖추도록 가르쳐야 한다. 법전원 커리큘럼에 포함되어야 할 훈련과정으로 문제해결전략, 경제학, 조직발전론, 심리학, 의사결정방법 및 인사관리론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

다섯째, 더 많은 학생에게 법 사업론 및 법실무 관리학 등을 가르쳐야 하며 나아가 졸업생들이 기술적으로 전문가가 되도록 하는 한편 고도로 조직화되고 전문화되고, 경쟁자들이 잠재적 수요자에게 대량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주변 환경에서 어떻게 변호사로서 법실무에 종사하여야 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여섯째, 학생들에게 법률가처럼 사고하도록 가르쳐야 하며, 항상 자유를 신봉하는 마음자세를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법률문서작성이나 인터뷰 기술 또는 수업을 통하여 문제유형을 푸는 것을 가르친다고 하여 학생들을 문제해결사로서 훈련시킨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사고영역을 확대하고, 경제학 및 사회학, 심지어 문학으로부터 창조된 새로운 아이디어를 소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본적인 몇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법전원은 학생들이 졸업 후 법조직에 종사하는데 필요한 실무교육에 중점을 두는 한편 법학 아닌 일반대학원 교육전통을 혼합하여 학생들의 내적 영역을 확대하고, 이를 법실무 교육의 한 부분으로 하는 절적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또한 변호사 고용시장의 정체를 이유로 현재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법전원 및 변호사 수를 감축하자는 논의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사회 빈민층을 도와줄 있는 변호사의 수요는 다른 어느 때보다 많으며 그러한 빈민층은 변호사를 선임할 자력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 있어서 법과대학원 제도의 12년(하코이 다카시 일본 와세다대학 로스쿨 교수)=올해로 일본형 법과대학원 설치 12년째를 맞았다. 일본 법과대학원은 법학 미수자는 3년간, 법학 기수자는 2년간이 표준적 수업연한으로, 수료자는 “법무박사”라는 전문직 학위를 취득하고 사법시험의 수험자격을 취득한다. 수험자격은 5년간 다섯 차례 수험기회가 인정되고 이 기간에 합격하지 않으면, 법과대학원 수료라는 수험자격은 소멸된다.
일본에서는 소정의 요건을 갖춘 법과대학원의 설치를 인정하는 “준칙주의”를 채용하여 74개교의 법과대학원이 설치됐지만 30개교가 넘게 폐지되어 당초의 절반 정도로 감소했다. 또한 2004년에 7만 명을 넘었던 입학지원자는 2015년도에는 1만 370명으로 격감했다.

지원자가 격감한 이유는 법과대학원의 매력이 저하됐다는 것에 있다. 당초 사법시험의 합격률이 70%로 상정됐지만 2015년의 합격률은 약 23%이다. 법과대학원에 입학해도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고 할 수 없으며, 2년~3년의 시간과 고액의 학비를 생각한다면 법과대학원 진학은 적지 않은 리스크를 동반한다. 사법시험에 합격해도 장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현재 1800명의 합격자로도 “변호사 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사법수습 수료자의 취업난이 심각하다. 충분한 실무경험을 쌓지 못해 변호사의 평균수입이 크게 하락하고 법과대학원의 고액 학비 때문에 졸업하면서 수천만 원의 빚을 떠안는 경우가 많다.

법과대학원의 주요 목적 중에는 단판승부 격인 “사법시험‘만’”에 의한 선발에서, 적성시험․법과대학원 교육을 통한 “프로세스”에 의한 법조양성으로의 변화가 있다. 또한 법과대학원에는 3년제의 “미수자코스”와 2년제의 “기수자 코스”를 설치, 특히 법학부 출신자가 아닌 “미수자”를 받아들이는 것에 의해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법조양성을 겨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사법시험을 수험하기 위해서는 법과대학원 수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사법예비시험의 합격자에게도 수험자격이 인정된다. 즉, 사법시험의 수험자격은 법과대학원의 수료 또는 사법예비시험의 합격 등 두 가지로 반대로 말하면, 법과대학원 수료생도 사법예비시험 합격자도 같은 사법시험을 수험해야 한다.

이것은 법과대학원이 최소 2년의 수학기간과 고액의 학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적 이유로 진학할 수 없는 자를 배제하지 않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법과대학원 측으로부터 강한 반대가 있었다. 예비시험의 출원자는, 2011년 8917명에서 2016년 1만2767명으로 증가했고, 2015년에는 394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또한, 예비시험 합격자의 사법시험 합격률은 법과대학원 출신자와 비교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의 사법예비시험의 출원자 1만 2543명 중 1949명이 법과대학원 재학생, 3204명이 대학생이고, 최종합격자 394명 중에서도, 법과대학원 재학생이 137명, 대학생이 156명으로 각각 큰 비율을 차지한다. 즉, 현재의 법학부의 성적상위자는 법과대학원이 아닌 사법예비시험이 제1의 목표이며 법과대학원 재학생도 수료하면 사법시험의 수험자격을 얻을 수 있는 데도 많은 재학생이 사법예비시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예비시험의 합격자가 더욱 더 늘어난다면, 법과대학원의 존재의의를 잃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한국에서는 법과대학원 수료자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극히 높은 것으로 설령 사법시험이 남아있다고 해도 합격률이 그 정도로 높아지지 않는다면, 법과대학원의 재학생들이 사법시험을 보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 즉, 한국에서는 오히려 법과대학원에의 진학이 압도적으로 우위성을 유지한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법조인 양성에 관련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개혁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2015년 6월에 “법조양성제도 개혁의 가일층 추진에 대하여”라는 문서를 공표했다. 법과대학원 제도를 창설한 장점도 적지 않지만, 폐지를 결정한 30개교를 넘는 대학의 관계자, 그리고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수만 명의 수료자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식 로스쿨제도에 대한 정의론적 고찰(이호선 국민대 교수)=로스쿨협의회에서 2015년 발간한 책자에 나온 전국 로스쿨의 소득분위에 따른 장학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로스쿨 재학생들의 소득분포는 고소득층으로 몰려 있으며, 특히 일부 학교의 경우 소득 9분위와 10분위에 속하는 학생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로스쿨이 중산층 사각지대라는 사실은 2009-2015년까지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들 중 68.6퍼센트가 로스쿨만 있었다면 진학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응답하고, 그 응답자의 94.3퍼센트가 월 소득 500만 원 이하 가정인데서도 확인된다. 이 기간 중 사법시험 합격자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 380만 원은 대한민국 평균 가구의 소득과 일치하는 반면 로스출 출신 가정의 월 평균 소득은 1,063만 원으로 사법시험 합격자 평균 소득의 2.8배에 달한다. 이처럼 현행 대학원제 로스쿨 제도는 실효적인 기회의 평등을 박탈하고 있다.

직위는 단지 형식적 의미에서만 개방되어서는 안 되고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획득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만 한다. “유사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유사한 인생의 기회를 가져야”하지만 한국식 로스쿨 제도는 유사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돈과 소득으로 차별하고 있다. 모든 시민이 공직의 후보자가 될 수 있는 권리의 확보는 시민이 갖는 정치적 기본권의 출발이다. 공직은 승자의 이권으로 간주되기에는 너무나 중요하다. 한국식 로스쿨은 소수의 직업적 이해관계인들이 사실상 사법공직의 자격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며, 과연 이들에게 공직 분배를 맡겨 두는 것이 옳은지 심각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지배와 독점의 문제에서도 한국식 로스쿨은 상당한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어떠한 사회적 가치 x도, x의 의미와는 상관없이 단지 누군가가 다른 가치 y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y를 소유한 사람들에게 분배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현행 로스쿨 제도 하에서는 소득과 부가 공직, 권력, 사회적 신망이 부여되는 전문직이라는 다른 가치로 전환되고 있다. 로스쿨은 독점까지 갖춤으로써 부모의 돈과 가치(기존의 공직, 권위, 인간관계 등)를 다음 세대의 권력, 공직, 기타 신망 있는 전문직으로 전환시켜주는 “전환과 세습”을 무한 반복하는 구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로스쿨의 장점 중 하나로 드는 유력한 논거 중의 하나는 양성되는 법조인의 “다양성”에 관하여도 회의적이다. 로스쿨 측에서는 과거 사법시험 합격자를 내지 못했던 학부 출신들도 로스쿨에 진학하고 있다면서 다양성 확보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이는 주요 로스쿨들에서의 특정 학부 비율은 더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비로스쿨 대학들의 사법시험에서의 점유율과 이른바 스카이 대학 로스쿨 진학 비율을 비교하면 1/5, ‘인서울 로스쿨들’의 경우와 비교해도 1/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데 성공했다기보다는 로스쿨의 입학 과정의 불공정, 불투명성을 반증하는 사례라 할 것이다.

△한국 로스쿨 입학제도의 문제점-공정성과 다양성을 중심으로(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로스쿨은 지금까지 사시체제가 추구해온 ‘공정성’과 다른 의미의 ‘공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즉 로스쿨 입학에서의 공정성은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다양하게 뽑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로스쿨이 그러한 취지를 반영해서 ‘로스쿨다운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로스쿨 입시의 결과로 나타난, 로스쿨의 인적 구성은 ‘다양성’과 거리가 멀다. 연소자, 학부-로스쿨 직행자, 명문대 학부 출신, 특목고 출신, 8학군 출신이 로스쿨 입학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경향이 고착화되었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한국사회에서 특히 ‘입시’에서의 공정성은 큰 의미를 가지며, 한국 로스쿨과 같이 로스쿨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시스템에서는 로스쿨 입시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로스쿨이 추구하는 ‘공정성’은 기존의 시험제도에서 보장해왔던 형식적 공정성, 시험관리의 공정성 외에도 실질적인 공정성을 담고 있으며, 여기에는 ‘다원성’이라는 또 다른 가치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로스쿨이 쉽게 개선되고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사시가 보완재로 작용할 여지는 더욱 커 보인다. 하지만 로스쿨이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수록 사시가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물론 로스쿨이 좋은 방향으로 개선된다고 해도, 사시가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문호를 넓히는 측면은 분명히 있다. 이 점을 부정할 수 없고, 그것이 사회적 요구라면 사시 존치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사시존치가 로스쿨의 개선과 함께 하고 서로 질곡이 되지 않은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병치’가 가능하고, 법조직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데 두 제도가 상호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광주/정용균 기자 jyk0092@wdbs.co.kr        광주정용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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