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잠룡 정치인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추석 전후 민심 향방 살피기
2017-10-02(월) 22:10
지난 대선에 출마해 전국적 지지도를 얻은 잠룡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8개월여 앞두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추석 전후 민심의 향방을 살피면서 스스로 지방선거 출마를 노리는 '선봉장형'부터, 당권을 잡는 데 만족하고 공천을 통해 다른 인사들이 당선되는 데 진력하려는 '후방 지원형', 때를 기다리면서 향후 정치적 입지를 고민하는 '관조형' 등으로 나뉜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선 후보급 인사들이 저마다 지방선거에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3선을 포기하고 내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여의도 입성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안 지사가 도전할 유력 지역구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월 의원직을 사퇴해 보궐선거가 치러질 서울 노원병이다. 안 지사는 지난달 27일 서울 노원구청에서 특강을 열어 이 지역 출마를 가늠해보기도 했다. 내년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천안갑 지역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서울 노원병에서 등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짙다.

복안으로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 치러질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에 도전한다는 것도 있다. 다만 역대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조직력이 승패를 갈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 지사가 대선주자급 인사라고 해도 당 대표에 선출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또 다른 선봉장형 인사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있다. 이 시장은 최근 경기지사에 도전하려는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당 혁신기구인 정치발전위원회에 참여하는 한편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를 쌓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장남 마약 투약 혐의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가운데 여권 내 대항마로는 이 시장만 한 인물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선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내년 서울지역 내 재보궐 지역에 출마해 등원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최근에는 세 번째 서울시장직 도전으로 기울고 있다고 한다.

박 시장과 가까운 한 여당 의원은 "박 시장이 현재 3선 도전을 고민하고 있다"며 "만약 도전한다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시정뿐만 아니라 이명박정부의 정치 탄압 등 현 정부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에도 동참하고 있다. 박 시장은 대선 경선이 치러진 지난 1월 문재인 당시 후보를 향해 '적폐 청산의 대상'이라고 지적한 만큼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을 다시 한번 끌어안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후방 지원형'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이 있다. 홍 대표는 대선 당시 2위를 기록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얻었고 이후 당권을 잡았다. 하지만 친박의 정면 도전을 받으며 안정된 당권을 행사하지는 못하고 있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논의를 추석 연휴 이후 본격화하고 이후 친박세력을 청산해 향후 지방선거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친박의 반발이 만만치 않고 대구·경북(TK)지역에서의 반발로 설사 친박 청산에 성공하더라도 지방선거 승리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맹점이 있다.

당내 반발을 감수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장악한 안 대표는 최근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에 내세울 인물을 발굴하는 전형적인 후방 지원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때까지 당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데다 마땅한 후보가 없으면 서울시장 혹은 부산시장에 차출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하지만 국민의당의 당 지지도가 한 자릿수인 상황에서 여당 후보에 밀릴 가능성이 크므로, 패배 시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지방선거 출마를 안 대표가 가볍게 결정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이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다음달 전당대회에서 유 의원이 당 대표에 선출되면 이후 지방선거까지 '자강론'을 주장하면서 TK지역과 수도권에서의 후보 당선을 위해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경필 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현직 지사들의 재선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선 이후 차분히 의정활동에 전념하면서 향후 정치 행보를 고심하는 이로는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가 있다. 심 전 대표는 선거구제 개편을 놓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재벌개혁 등 평소 소신을 의정활동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당세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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