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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철 수 논설위원]병신년(丙申年)을 맞으며
2016-01-02(토) 12:18
양 띠 해인 을미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원숭이 띠인 병신년(丙申年)이 급기야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해마다 새해를 맞으면 새로운 다짐과 결심으로 한 해를 맞이하고 시작한다. 묵은 한 해가 저물고 새해로 바뀌는 건 인류 역사이래 해마다 되풀이 되지만 간지(干支)에 의한 해는 일주갑(一周甲 )그러니까 60년마다 한 번씩 바뀌는 게 하늘의 섭리이다.

올해 병신년은 붉은 원숭이 해라고 한다. 원숭이는 십이간지에 등장하는 동물가운데서도 다재다능하고 임기웅변을 잘하지만 인내심과 끈기가 부족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60년마다 반복되는 병신년은 역사상 어떤 흔적을 남기며 걸어왔는지 되새겨보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이다. 과거는 오늘을 바로볼 수 있는 거울이라고 했던가?

먼저 고구려 광개토왕 6년 (단기 2729년 , 서기 396년)의 병신년에는 광개토대왕이 백제를 쳐서 58개성을 함락시키고 백제의 도성인 한성(漢城)까지 이르러 왕의 동생 등 대신 10여 명을 볼모로 삼은 끝에 마침내 백제의 항복을 받아낸바 있다. 고구려는 만주벌판을 정복하여 고구려 최대영토를 넓혀 시호(諡號)도 광개토대왕(廣開土大王)으로 사용하고 3년 뒤에는 신라를 침공한 왜병(倭兵)을 낙동강 유역까지 내려와 물리침으로서 신라의 왕위계승에 까지 간여할 정도로 정복군주(征服君主)로서의 위세를 떨치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등하게 삼국가운데서 처음으로 독자적인 연호(年號)인 영락(永樂)을 사용하기도 했다. 지금생각해도 가슴이 확 트이는 민족의 기개를 만천하에 나타내 보이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그리고 고려 태조 19년 (단기 3269년, 서기 936년) 의 병신년에는 고려군이 후백제의 신검군을 대파하고 후삼국시대의 막을 내리게 한 날이다. 아들에게 쫓겨난 견훤이 전쟁에서 왕건의 고려군 항도 역할을 해 자기가 세운 후백제를 망하게 하는데 앞장 선 역사의 아이러니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고려 고종 23년에 (단기 3569년, 서기 1236년) 병신년에는 6월에 압록강을 건넌 몽고군이 8월에는 남경(지금의 서울)을 지나 평택 아산을 거쳐 10월에는 전주까지 처 내려왔다. 1231년부터 1259년까지 7차례에 걸쳐 30년 동안 계속된 대몽항쟁은 우리나라가 외침을 당한 전쟁가운데 가장 장기간의 전쟁이기도 했다. 그리고 조선 중종 31년(단기 3869년, 서기 1536년)병신년에는 4월에 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폐사가 된 정릉사의 종을 숭례문(남대문)에 원각사의 종을 흥인문(동대문)에 각각 옮겼다고 한다.

조선영조 52년9단기 4109년, 서기 1776년) 병신년은 조선조 임금 중 최장기인 52년간 집권한 영조가 83세로 승하한 뒤 조선의 22대 임금인 정조시대가 열린 해이기도 하다. 이 해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미국이라는 나라가 탄생한 해이기도 하다. 고종 33년(단기 4229년, 서기 1896년) 병신년은 국호를 조선우로 사용한 마지막 해다. 다음해에 국호가 대한제국(大韓帝國)으로 바뀐 것이다. 그동안 천자국이라 부르던 중국이 아니면 제후국은 스스로 연호를 사용할 수 없다는 불문율을 개고 지난 5천년 동안 독자적인 년호를 사용하지 못했던 우리나라가 이 때 처음으로 건양(建陽)이라는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함으로서 역사적인 한 해를 맞이했던 것이다. 그 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60주년이 되던 단기 4289년, 서기 1956년의 병신년에는 대한민국의 공식연호를 단기에서 서기로 고쳐 사용했고 이 땅위에 민주주의가 비로서 꽃을 피우기도 했다.

숱한 시련과 난관을 겪어 오늘에 이른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7위의 경제선진국으로 비약발전을 하고 세계중심의 나라로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하기만 한 정치의 후진성과 국민들의 의식은 심히 우려할 정도이다. 특히 금년에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는 해이기도 하다. 지도자 한 사람이 미치는 영향과 파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충분하게 보고 체험했다. 병신년 새해를 맞아 삼천리금수강산에 정의가 강같이 흐르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이 넘치는 사회분위기속에 7천만 겨레가 한 몸 한 뜻이 되어 세계 속에 우뚝 서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

/김 철 수 논설위원(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 한국학장)
전남/정용균 기자 jyk0092@wdbs.co.kr        전남정용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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